스크린골프와 필드, 격세지감???
스크린골프에서는 훨훨 날지만 필드만 가면 폭망하는 사람들을 보고 스크린 프로니, 스크린 고수라고 일컫는다. 의외로 주변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꽤나 많다. 나도 예외는 아니겠다. 역시나 나도 스크린 골프에서는가끔 언더도 치곤 하지만, 아직 필드에서는 언더 가까이도 가보지를 못 했으니 말이다.
필드와 스크린골프, 분명 차이는 있음에 틀림없다.
2024년 5월 5일 '한국의 마스터스' 제43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오른 스크린 골프의 황제 김홍택은 G투어 통산 12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과 KPGA 2승을 갖고 있다. 아래 내용은 김홍택과 관련된 매일 경제 기사 중 일부다.
대회 출전, 연습 라운드, 전지훈련 등 골프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이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김홍택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골프를 계속하는 게 맞는가라는 고민에 빠졌던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스크린골프였다. 필드에 한 번 나갈 돈으로 스크린골프를 10번 넘게 칠 수 있었던 만큼 김홍택은 스크린골프장에서 살다시피했다.
한국의 골프 인구가 약 600만명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은 500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한국에는 여전히 스크린골프의 연습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골퍼들이 많다.
스크린골프로 연습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은 없었을까. 잠시 고민하던 김홍택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연습하고 각 클럽의 거리감을 정확하게 익힐 수 있어 도움을 받았다. 스크린골프를 치게 된 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됐다”고 설명했다.
분명 김홍택은 말한다.
스크린은 정확한 거리감을 제공하므로 매우 유용하다
그는 스크린골프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KPGA에서 2승을 거뒀고, 그린 적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크린골프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데이터 정보, 특히 클럽별 캐리거리는 인도어 연습장이나 필드에서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스크린골프장에서만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정보다(클럽별 캐리 거리를 알고 있음=고수로 가는 지름길).
스크린골프는 게임일 뿐이라는 갑론을박에 앞서 스크린골프와 필드의 주요한 차이점을 간추려보았다.
필드 | 스크린골프 | |
에이밍 | 어려움 (어드레스 어려움) |
정확함 (바닥 매트 방향) |
그라운드 | 잔디 종류가 다양함 대표적으로 한국 잔디(중지, 야지, 금잔디)와 서양잔디(버뮤다그래스, 벤트그라스 켄터키블루 그라스)로 구분함 |
인조매트 (뒷땅을 쳐도 클럽이 미끄러지면서 공이 나감) |
페어웨이 | 복합경사 | 단순경사 (스크린골프 타석이 경사에 따라 움직여도) |
벙커샷 난이도 | 어려움 (모래 크기, 조밀도, 발자국, 경사 등 환경 변수가 다양함) |
보통 또는 어렵지 않음 (환경에 관계없이 동일함) |
세컨샷 남은 거리 |
남은 거리를 정확히 알 수 없음 (어프로치 시 거리측정기를 잘 쓰지 않아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음) |
남은 거리를 정확히 알 수 있음 (정확한 거리를 제공할 뿐만 페널티 구역 위치도 알려줌) |
그린 플레이(퍼팅) | - 변수가 많고 어려움 - 잔디결, 잔디종류, 습도, 바람에 따라 그린 스피드가 달라짐 - 발자국, 죽은 잔디 등 공과 홀 사이 각종 트러블 상황 발생함 - 발자국으로 대략 거리를 파악함 - 그린 경사도 파악이 어려움 |
- 변수가 적고 쉬움 - 그린 스피드가 일정함 - 경사 등 정확한 정보 제공하며 트러블 상황 없음 - 정확한 거리를 제공함 - 홀컵 수 등 정확한 경사도 제공함 |
컨시드 | 대략 50~80cm | 대부분 1.5m 선호 |
마인드컨트롤 | - 페널티 구역(연못 등)이 보이면 빠질 것 같다는 심적 동요가 일어남 - 실제거리보다 보이는 거리가 더 멀리 보여 힘이 들어감 |
- 심적 동요가 별로 없음 - 보이는 거리=실제거림 |
환경 | - 바람, 더위, 추위 등 환경 변수가 다양함 - 낯선 갤러리 등 긴장감 촉발 분위기 |
- 환경 변수가 일정하고 쾌적함 - 친구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
스크린골프와 필드의 주요 차이점에서도 드러나지만, 필드는 스크린골프에 비해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마주하는 긴장감이 확연히 다르다. 이러한 이유들로 스크린골프와 필드의 타수 차이는 많게는 +10타에서 +20타 정도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골프 환경과 기술은 필드를 아주 근접하게 모방하고 있고, 마치 필드에 온듯한 느낌마저 들게 해준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필드 대신 스크린골프에 가는 것만으로 골퍼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니까 좋다.
스크린골프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필드를 밥 먹듯 자주 가는 사람들의 코를 납작 눌러주는 그 날까지...와우상담하는 그 날까지...
by K.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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