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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든 트로피? 베어 트로피?

K. 그랜트 2024. 3. 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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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든 트로피? 베어 트로피? 들어 봤어?

프로 골퍼의 능력을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척도는 상금왕도, 우승 횟수도 아닌 시즌 내내 기록한 평균타수라고 생각한다. 메이저 우승에는 실력도 운도 따라야만 가능하지만, 시즌 내내 기록한 평균타수는 골퍼 자신의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청사진과도 같기 때문이다.

 

최저 타수상을 수상하는 것은 모든 골퍼의 영예다. PGA에는 바든 트로피와 바이런 트로피가, LPGA에는 베어 트로피가, KPGA는 덕춘상이 있다. 근데, KLPGA에는 없다. 개인적으로 KLPGA 2006년 최저 평균 타수 69.72타, 한국 여자 선수 최초 세계 랭킹 1위, 투어 통산 65승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현재도 진행형인 신지애 선수를 기년하는 '지애상'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바든 트로피는 PGA가 매년 최저 평규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당대 최고의 골퍼였던 영국의 골퍼 '해리 바든(Harry Vardon, 1870~1937)'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37년에 제정되었다. 1937년 첫 수상자인 영국의 '해리 쿠퍼'를 시작으로 지난해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까지 총82차례 수상했다. 이 중에서 '타이거 우즈'가 9회, '발리 캐스퍼'와 '리 트레비노'가 각각 5회 수상을 했으며, 1988년부터는 최소 60회 라운드를 플레이한 선수 중에서 선발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었다.

 

해리 바든

 

해리 바든은 브리티스오픈 6회(1886, 1898, 1899, 1903, 1911, 1914)와 1900년 US오픈 우승을 차지하는 등 20세기 초 골프계를 재패한 인물로, 특히 1900년대 미국 전역을 돌며 88회 매치 중 75회의 승리를 거두었으며, 오늘날의 프로골퍼들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바든 그립(한쪽의 새끼손가락과 다른 한손의 집게손가락을 포개어 잡는 그립 방식)을 대중화시켰다.

바든 트로피와 유사한 바이런 넬슨상은 매년 최소 50회 라운드를 플레이한 선수 중에서 최저 평균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바든 트로피와는 라운드 회수에만 차이가 있다.

 

2016년 전인지가 신인왕에 이어 평균 최저타 수상인 베어 트로피까지 차지하면서 2관에 오르는 모습 때문인지 베어 트로피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에서 전인지가 버디를 하면서 리디아 고(69.596타)를 가까스로 제치고 전인지(69.583타)가 베어 트로피 수상을 확정했던 아슬아슬한 장면은 아직도 또렸하다.

 

베어 트로피는 1953년부터 LPGA 투어 시즌 최저 타수를 기록한 여자 골퍼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최고의 여성 골퍼로 평가받던 '글렌 베어(Glenna Collertt Vare,1903~1989)'의 업적을 기리고자 만들어졌다. 패티버그를 시작으로 2023년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까지 총 71회 수상했으며, 이 중 미국의 '캐시 위트워스가 7회, 스웨덴의 '아니카 소렌스탐'이 6회, 한국의 '박인비(2012, 2015)'가 2회, '박세리(2003)', '박지은(2004)', '최나연(2010)', '전인지(2016)', '고진영('이 각각 1회 수상한 바 있다.

 

글렌 베어

 

한편, KPGA는 최저 평균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매년 '덕춘상'을 수여하고 있다. '연덕춘(1916~2004)'은 우리나라 프로골퍼의 시초로 1935년 일본프로골퍼협회가 주는 프로 골프 선수 자격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 그는 1941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오픈에서 우승하였고, 1958년 한국프로골프선수권도 재패한 데 이어 1963년에는 프로골프회 창립에 앞장 섰으며 1972년에는 제 2대 KLPGA 회장을 맡아 한국 골프의 발전에 헌신했다. 

연덕춘

 

KLPGA에서도 멋진 플레이를 했던 선수들의 이름을 딴 트로피들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을 마지막으로 해 본다.

신지애 트로피, 박세리 트로피, 박인비 트로피, 최경주 트로피 등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by K. 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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