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내기는 감초다?
골프 내기는 감초다?
굳이 대답하라면 골프 내기 안하는 것보다는 적당하게 하는 편이 재미있더라
늘 고수가 따고 하수가 잃는 게임은 재미도 없고 하수 입장에서는 골프 내기를 할 이유조차 없기 때문에, 골프 내기 게임은 반드시 4명 모두에게 실력과는 무관하게 결과적으로는 엇비슷하게 상금을 가지고갈 확률이 있는 방식으로 라운드 동안 긴장감을 조성하는 감초 역할을 해야지, 골프의 본질을 저버릴만큼 지나쳐서도 동반자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도 안 된다.
내기가 걸린 골프에서는 아무래도 한타 한타 신중하게 샷을 하게되고, 게임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돈을 잃어도 멘탈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가 되는 잇점이 있지만 내기는 반드시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 그 적정선은 사람에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적성선은 10만원 상한이다. 왜냐하면 돈을 딴 사람들의 돈을 각출해 캐디피를 대개 지급하기 때문에 10만원을 몽땅 잃었다고 치더라도 본인이 내야할 캐디피 4만원을 제하면 잃은 금액은 최대 6만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을 딴 사람이 맛있는 저녁도 살테니 실제로 잃은 금액은 몇 만원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잃은 돈보다 더 많은 대접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몇 만원도 안되는 돈을 잃고도 기분나빠하거나 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친구의 인간성을 생각해 볼 차례다.
과한 내기는 절대 금물! 친구도 잃고 돈도 잃는다
적당한 내기는 골프 게임에도 생기를 불어넣고 재미를 보탠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의 골프 내기가 가장 좋을까?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뽑기' 와 '후세인' 방식을 가장 추천한다. 이 게임 방식들은 돈을 많이 가져가는 사람도 많이 잃은 사람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OECD룰을 적용하면 6만원 이상을 가져간 사람은 벙커, 페널티 구역, OB, 트리플보기, 쓰리 퍼팅 등 실수가 나올 때마다 벌금을 내기 때문에 게임은 더욱 신중해지고 스릴이 넘친다.
자, 그럼 각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자.
뽑기
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게임 방식중 하나로 뽑기통은 대부분 골프 카트에 비치되어 있다.
뽑기통(조커-검정색 1개, 녹색 2개, 빨강2개)에서 같은 색상을 뽑은 사람이 서로 한편이 된다. 즉, 어떤 사람이 조커를 뽑고 다른 사람은 빨강, 빨강, 녹색을 뽑았다면 빨강을 뽑은 사람끼리, 조커와 녹색을 뽑은 사람끼리 한편이다.
조커(검정색 또는 J)는 스코어에 관계없이 '보기'가 된다. 물론 협의에 따라 조커(검정색)를 '파' 또는 '버디'로 정할 수도 있고, 조커를 빼고 그냥 색상으로만 편을 나눌 수도 있다.

‘뽑기’ 게임은 각자 일정 금액(대개 10만원)을 내놓고 홀마다 뽑기를 진행해 팀별 스코어를 비교해 승패를 가리는 방식으로, 인당 10만원씩 각출한 40만원 중 홀 당 2만원씩 이긴 팀이 가져가면 18홀이니까 36만원이 사용되고, 남은 4만원은 롱기값 또는 니어값으로 주거나 캐디피에 보태기도 한다.
후세인
후세인 1명과 나머지 연합군 3명의 대결 방식으로 첫 홀은 뽑기로 1번 또는 2번이 후세인이 되며, 2번홀 부터는 이전 홀 2등이 후세인이 된다. 후세인의 스코어(스코어x2)와 나머지 연합군 3명 중 최저타 2명의 합한 스코어(1등+2등)를 비교하여 스킨 상금을 가져간다. 후세인이 잘 치면 3만원을 독식하고, 비기면 다음 홀로 이월되며, 연합군이 이기면 3명이 만원씩 가져간다.
스트로크(타당 게임)
1타당 정한 금액을 스코어 차이만큼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주는 방식으로 핸디캡만큼 금액을 미리 주는 선핸디 방식과 전반라운드를 끝낸 다음 핸디를 적용하는 후핸디 방식이 있다.
- 선핸디 방식: 핸디 80타인 사람이 핸디 90인 사람에게 10타만큼 정해진 금액(천원/오천원/만원)을 곱해서 선지급한다. 타당 만원인 경우 핸디 80인 사람은 핸디 90인 사람에게 100,000원을 주고 게임을 시작한다.
- 후핸디 방식: 전반 9홀의 점수가 50타, 45타인 경우 45타인 사람은 50타인 사람에게 50,000원(타당 만원)을 주고 후반 9홀을 시작한다.
* 스크래치는 핸디캡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핸디캡 없이 하는 게임이며, 게임 방식은 스트로방식과 동일하다.
각 홀이 끝날 때마다 4인 플레이에서 타당 1만인 경우 골찌는 1,2,3등에게, 3등은 1,2등에게, 2등은 1등에게 1만원씩 주되, 모두 비겨서 승부가 나지 않거나 트리플보기, 더블파가 있는 경우는 배판이 되므로 타당 2만원이 된다.
스트로크 게임에서도 상한선을 두는 편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명량 골프를 치러 왔다가 도박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친구들과는 약간 변형된 스트로크 게임을 즐긴다. 10만원 상한선을 두고, 게임 중 올인된 사람이 나오면 올인된 사람은 홀을 질 경우에는 돈을 내지 않다가 홀을 이기면 돈을 받아서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마지막 한 홀만 잘쳐도 괜찮다. 만약 올인된 사람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했다면 상금은 배판으로 커지고, 버디값은 별도로 받기 때문에 상당부분 만회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계속 게임이 안풀리다가 마지막 홀은 잘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래서 이 놈의 골프를 끊지 못하나보다.
정말로 올인된 친구에게는 개평도 주고, 맛있는 저녁도 사주는 게 친구들간 암묵적인 룰이다.
라스베가스
첫 홀은 티샷 뽑기로 정하고, 그 다음 홀부터는 1등과 4등, 2등과 3등으로 팀을 2인1조로 나누어 각 팀의 타수를 더해서 스코어가 낮은 팀이 그 홀에 걸린 상금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같은 팀원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집중도 하고 팀원끼리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게임은 팀원이 매홀마다 바뀌어 돈을 크게 잃고 기분을 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드라이브 좌우 방향에 따른 '좌탄우탄', 비거리가 가장 긴사람과 짧은 사람이 한편이 되는 '롱기짤'로 팀을 나누기도 한다.
스킨스
홀마다 걸어 놓은 상금을 받는 게임인데 한 홀에서 가장 낮은 스코어를 기록한 사람이 그 홀의 상금을 갖게 된다. 만약 2명 이상이 동일한 스코어를 기록하면 다음 홀로 이월 되고, 그 다음 홀의 승자는 이전 홀의 상금과 함께 상금을 가지고 간다.
솔직히 TV에서는 스킨스 게임을 많이 봤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스킨스 게임을 해 보지는 못했다.
조폭게임=인생은 한 방!
스킨스 방식의 게임의 일종으로 홀에서 가장 스코어가 낮은 선수가 상금을 받으며, 2명 이상이 동타일 때는 상금은 다음 홀로 이월된다. 상금을 가진 플레이어는 다음 홀에서 최소 보기를 해야하고, 더블 보기를 기록하면 마지막으로 받은 상금을 토해 내어 다음 홀의 상금에 보탠다. 만약 트리플보기나 더블파를 하게 되면 그 플레이어는 받은 상금을 모두 토해내야 하니 타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이다.
누군가 버디를 하게되면 나머지 3인 플레이어 중 한 사람의 상금(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플레이어를 털겠죠)을 빼앗을 수 있다.
결국에는 전반에 아무리 잘 쳐도 후반부에 잘 치는 플레이어가 대부분의 상금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아무리 잘 치는 플레이어라도 한 홀에서 망가져 모든 상금을 토해내거나, 아무리 못치던 플레이어라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하게 되면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플레이어의 상금을 빼앗아 올 수 있어 끝까지 기회가 있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공통사항
배판, OECD, 버디 상금, 지우게 등은 골프 내기 게임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다.
배판
트리플보기가 나오거나 3명이 동타인 경우일 때 배판이 된다.
OECD
통상 10만원씩 40만원이 시드 머니인 경우 통상 6만원 이후부터 OECD에 자동으로 가입된다. OB, 벙커, 쓰리 퍼팅, 트리플보기, 더블보기(파3), 페널티 구역인 경우 벌금 1만원씩 내며 한 홀당 벌금은 최대 2만원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OECD 벌금은 모아서 캐디피로 충당하기도 하고 상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버디
대부분 정해진 상금 외 개인 비용으로 1만원을 준다.
by K. 그랜트